작은 믿음, 그리고 변화와 희망 !
특별기고
| 2009. 04.14(화) 23:41 |   |
지난 일요일 오후, 늦깎이 공부를 하는 보호관찰 대상자로부터 특별한 전화를 받았다. “공부한 만큼 성적은 나오겠는데 합격은 자신 못하고 떨어져도 괜찮단다.
이번에 안 되더라도 8월 시험에는 꼭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실로 미래는 꿈꾸고 흘린 땀만큼 다가온다는 것이 느껴졌다.
지난 일요일은 검정고시를 치르는 날이었다. 이 친구는 중학교 2학년 다니다 학교를 그만두었고 또래들은 고3이니, 손에서 책을 놓은 지가 5년이 넘은 셈인데, 이제야 철들었는지 조금 더 일찍 공부를 시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한다. 시험 치르고 나서 제일 먼저 보호관찰 선생님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다니, 창피를 모르는 것보다는 희망을 품고 내일이 있다는 것을 자랑하려는 모양이었나 보다.
이 친구에 대한 첫 모습은 밤낮이 뒤바뀐 생활습관, 통제되지 않은 행동, 일상이 된 주변의 질책과 비난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조차 갖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친구의 비행을 단절시키고 긍정적 변화를 위해서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감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동안의 면담을 통해 공부를 하고 싶다는 내재된 욕구발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후 중졸 검정고시를 준비하기로 하고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연계하여 학원수강료를 지원해주었다.
처음에는 기본기 부족으로 학원수업을 따라가기가 힘에 부쳤는지 간혹 지각, 결석도 했었는데, 몇 개월이 지나 조금씩 깨우치는 재미를 느꼈는지 아니면 시험 합격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중졸, 고졸 과정도 준비하겠다고 한다. 사람이 변하려고 하면 너무도 쉽게 변한다더니 마치 이런 때인 듯싶다.
작은 믿음과 따뜻한 격려가 변화를 꿈꾸고 내일의 희망을 낳을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전광관리자 ch4895@naver.com 전광관리자 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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