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署 방범순찰대원 50명 해체 막아보고자 편지 썼지만 무명무실

2011. 02.11(금) 03:08

[최홍준/記者] “경찰의 꿈을 키우며 철없던 스스로를 반성하던 곳입니다…. 꼭 지켜주십시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 전우와 끝까지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10일 오후 해체가 결정된 춘천경찰서 방범순찰대는 눈물바다였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2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던 부대원들은 이날 도내 각 부대 및 수도권, 경북지역 등으로 흩어졌다.



이들은 서로를 끌어 안아 주고 마지막 경례를 하며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현장의 직원들은 자식 또는 동생같은 대원들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의 부대를 해체하지 말아 달라는 솔직한 심경을 편지로 호소했던 대원들은 결국 낯선 곳에서 새 출발을 기약하게 됐다.



지난 8일 오후 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춘천경찰서 방범순찰대 대원 50명은 큰 불안에 휩싸였다.



짐을 싸고 각자의 연고지를 적어 내라는 직원의 말에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부대해체설'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잠 조차 이루지 못했던 이날 밤, 전역을 2주 앞둔 최고참부터 막내 이경(이등병)까지 모든 대원이 모였다. 이들은 부대를 스스로 지키자는 결론을 내렸고 모든 대원이 편지를 썼다.



본보가 입수한 이들의 편지엔 관등성명과 함께 부대에서 있었던 추억과 자신들의 부대에 대한 자부심은 물론 낯선 부대로 가야하는 두려움 등이 담겨 있었다.



한 막내 이경은 “함께 고생한 선임들에게 고생했다는 일경 진급 축하인사를 듣고 싶다”며 하소연했다.



편지의 마지막 문장은 한결같이“해체를 막아주십시오”, “우리 부대를 지키고 싶습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편지가 알려지기도 전에 부대는 해체됐다.



방범순찰대 최고참인 이기상 수경은 “우리가 쓴 편지에 담긴 진심이 전해져 집 잃은 부대원들의 슬픔을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타임즈/최홍준記者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최홍준記者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