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서 붙잡힌 북한 남성, 잠수복입고 헤엄쳐 건너…해안 경계망 구멍

2021. 02.17(수) 23:35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

[강원]고성 민간인통제선 검문소 일원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바다로 헤엄쳐 건너온 것으로 드러나 해안 경계망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17일 "우리 군이 어제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을 확보한 인원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했다"며 "해상을 통해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비록 잠수복을 착용했다고 해도 한겨울 차가운 바다로 월남하는 것은 보통 체력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군과 정보 당국은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북한 남성이 입고 온 잠수복은 검은색 고무 재질의 일반 잠수복이 아닌 어민들이 물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할 때 입는 철제 헬멧과 분리되는 '머구리 잠수복'이다.

군 관계자는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에 훼손된 부분이 확인되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잠수복과 오리발 발견 지점은 해안으로 올라온 지역 부근에서 발견됐고 추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합참은 현재까지 해당부대 해안경계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에 대해 확인한 결과, 북한 남성은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7번 국도를 따라 걸어오다 CCTV 등 감시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됐으나 즉각 출동해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합참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하여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작년 11월 북한군 남성의 '철책 귀순'과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있었던 곳이다.


전국타임즈/강원 원길현 기자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강원 원길현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