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폐지” 똑같은데…듣다보면 정반대인 ‘李·尹 보유세’

2021. 11.16(화) 06:4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세청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 발송을 일주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의 부동산 세제 논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실상의 첫 정책 충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현재의 종부세 체계를 손질해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 대안은 서로 정반대로 내놓고 있다.

내년 3·9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동산 문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양측의 접근 방식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15일 페이스북에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며 “전 국민 90%가 수혜 보는 기본소득토지세, 누가 반대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라”고 적었다.

이재명 후보가 주창하고 있는 ‘국토보유세’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 기사를 첨부하면서 쓴 글이었다.

그러면서 “토지 보유 상위 10%에 못들면서 손해볼까봐 기본소득토지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정치 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고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22일부터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될 예정”이라며 “종부세 대상자들에게는 종부세가 그야말로 세금 폭탄일 수밖에 없다”고 썼다.

그러고는 “대통령이 되면 종부세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아예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해서는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내년 이 맘 때에는 더 이상 종부세 폭탄 맞을까봐 걱정 안 하셔도 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종부세를 “세금 폭탄”으로 본 반면 이 후보는 종부세와는 별도로 국토보유세 신설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 후보의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단 현행 종부세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는 방향이 일치한다.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기본소득토지세)는 장기적으로 종부세 폐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종부세는 고가의 건물이나 토지를 대상으로 하고, 국토보유세는 모든 토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종부세와 국토보유세의 동시 부과는 이중과세금지 원칙 위반 가능성이 있다.

윤 후보 또한 종부세를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재산세와의 통폐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윤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는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거나 1세대 1주택 면세도 검토할 수 있다는 건 근본적으로 종부세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를 한 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3년 10월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2005년부터 과세됐다. 당시부터 재산세와 과세 대상이 같다는 점에서 이중과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타임즈/서울 최문식 기자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서울 최문식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