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때 SNS글 대거 지웠다…與 "檢수사 전 증거인멸"

2022. 11.14(월) 21:5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검찰의 전방위적 수사 압박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 기간 올린 페이스북 글 일부를 최근 삭제했다. 해당 글 가운데는 자신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부인한 내용도 대거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는 민주당 대선 경선 기간인 지난해 7월부터 대선 본선이 치러진 올해 3월까지 수백건의 글이 올라왔는데 최근 일부가 삭제되거나 비공개 처리됐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올해 2월 국민의힘을 비판하면서 “후안무치 적반하장”이라고 쓴 글이 대표적이다.

같은 시기 경쟁자였던 윤 대통령을 향해 “적폐 수사를 하겠다는 후보는 처음 본다.

국민께 사과하라”고 쓴 글도 사라졌다. 대선 선거일 직전인 올해 2월 쓴 글은 현재 모두 볼 수 없는 상태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향해 “본인의 특검 찬스, 사위 찬스부터 해명하라”고 쓴 글도 사라졌다.

윤 대통령이 ‘최순실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참여해 명성을 쌓았다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일을 비판한 글이었다.

또 지난해 9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지금 나오는 국민의힘 관련자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자신을 변호한 글도 지금은 볼 수 없다.

대선 정책·공약이나 정치적 입장에 관한 내용도 다수 사라졌다. 올해 1월에 썼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는 필요 없다”,

“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어코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는 글 등이다.

지난해 7월 친문재인계 핵심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자 “참으로 유감이다. 할 말을 잃게 된다”고 쓴 글도 지워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SNS 글을 지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며 ‘후안무치 적반하장’이라고 적은 게시글을 포함해 정치 공세와 관련한 글이 모두 사라졌다”며 “자신과 정치적 공동체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정무조정실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로 혐의가 드러나자 이 대표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 측근 인사는 “대선이 지난 후 SNS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일부 글이 비공개처리 된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글을 삭제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장동 의혹 등에 대한 입장글만 선택적으로 비공개 처리된 것도 아니어서 증거인멸시도라는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익명을 원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만약 이 대표가 타인에게 페이스북 글 삭제를 지시했다면, 증거인멸교사로 볼 수 있지만 민주당 측에서 자연스럽게 정리했다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는 대장동 의혹을 부인하는 글 일부가 여전히 남아있다.

“돈 받은 자가 범인이고, 장물을 나눈 자가 도둑이다”(지난해 10월), “대장동 사업은 5503억원을 모범적으로 환수한 모범개발행정”(지난해 9월)는 글 등이다.

친이재명계 초선 의원은 “이태원 참사 국면에서 궁지에 몰린 국민의힘이 이 대표 관련해 지나친 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타임즈/서울 최진성 기자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서울 최진성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