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내란” “尹 재출마하는 셈”… 한덕수 대망론 공방 폭발했다

2025. 04.24(목) 22:48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후 우원식(맨 오른쪽) 국회의장이 한 대행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자 권성동(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단 앞으로 나와 삿대질을 하며 항의하고 있다.

[서울]6·3 대선 출마가 가시화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4일 국회를 방문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출마는 2차 내란’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가 ‘출마 불가론’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다른 후보들은 단일화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하지만 정작 한 대행은 출마 여부에 대해 이날도 침묵했다.

한 대행은 이날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직무 복귀 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회 시정연설은 1979년 11월 최규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이후 46년 만이다.

정장 차림에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나타난 한 대행은 국무총리 당시 대정부질문에 참석했을 때처럼 왼쪽 출입구를 이용했다.

민주당 측은 초반부터 “내란 대행 사퇴하라”고 항의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조용히 하라”고 맞받으며 박수로 한 대행을 옹호했다.

그의 국회 방문에 맞춰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매국협상 중단’이라는 피켓을 들고 “내란 대행 한덕수는 대권놀음 중단하라”고 외쳤다.

민주당은 이날 한 대행의 시정연설을 사실상 ‘대권 출사표’로 보는 입장이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총리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 자체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짓밟는 제2차 내란”이라고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 대행을 향해 “12조원짜리 대권놀음”이라고 지적했다. 추경을 명분으로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는 취지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짝퉁 출마 연설을 한 한 대행에게 더이상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길 수 없다”며 “당장 사퇴해라. 대선판에 발 들이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대행을 향해 “부디 출마의 강을 건너지 마시라”며 “지금 우리가 건너야 할 강은 탄핵의 강”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한 대행의 출마는 명분도, 실익도 없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출마와 다르지 않으며 결코 이재명을 막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한 대행은) 국정 실패, 계엄, 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한 대행의 출마는 국민의 상식과 바람에 반하는 일”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한 대행이 오는 29일 전후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다른 경선 후보들은 한 대행과의 단일화 문을 열어 두는 모습이다. 그간 ‘한덕수 차출론’에 부정적이었던 홍준표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反)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한 대행과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도 빅텐트를 위한 협상을 후보가 되는 즉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선을 그으며 잠시 사그라들었던 ‘반명(반이재명) 빅텐트’를 다시 꺼낸 것이다.

한동훈 후보도 이날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특히 한 대행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강조했다.

연일 자신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 대행은 이날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그는 ‘출마 여부에 대해 한마디 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생 많으셨다”라고만 답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선 한 대행이 한미 관세 협상이 일단락되고 국민의힘 결선 후보가 정해지는 29일을 전후해 출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선 이날 한 대행의 국회 시정연설을 두고 ‘정치인 한덕수의 데뷔전’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한 대행이 연설 도중 ‘여기 계신 많은 국회의원, 정당 관계자들도 산불 지역을 방문했다.

정말 감동적인 우리 대한민국의 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 대행이 오늘 추경 필요성도 잘 짚었지만 ‘애드리브’도 치더라”라고 감탄했다.

50년 이상 공직생활을 한 그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정치인의 화법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 대행은 이날도 사실상 대선 행보를 이어 갔다. 전날 군부대를 찾아 자신을 ‘예비역 병장’이라고 소개했던 한 대행은 이날은 인천 미추홀구 천원주택을 방문해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 확보를 위한 업무에 있어 끝장을 본다는 각오로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전국타임즈/서울 김명식 기자 ch4895@naver.com        전국타임즈/서울 김명식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